독일, 분리수거에 진심인 나라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그중에서도 독일은 분리수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나라입니다.
여행을 가거나 독일에서 생활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쓰레기 버리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입니다. 도대체 독일은 왜 이렇게 분리수거에 철저할까요? 언제부터 이렇게 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독일의 철저한 분리수거 시스템에 대해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독일이 분리수거에 진심인 이유
독일이 분리수거에 이렇게 철저한 이유는 단순히 환경 보호 때문만은 아닙니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 중 하나이며, 산업 활동도 활발해 쓰레기 배출량이 상당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일찍부터 도입했습니다.
특히 1991년, 독일 정부는 "포장 폐기물 조례(Verpackungsverordnung)"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그 제품의 포장 폐기물을 책임지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 조례가 계기가 되어 오늘날의 정교한 분리수거 시스템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분리수거 시스템 – 쓰레기통도 컬러별로!
독일에서 쓰레기를 버리려면 먼저 색깔별 쓰레기통의 의미부터 알아야 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주요 분리수거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란색(황색) 쓰레기통 – 플라스틱 및 포장재(Gelbe Tonne / Gelber Sack)
노란색 통에는 플라스틱, 금속, 알루미늄 캔, 테트라팩(우유팩), 기타 포장재가 들어갑니다.
중요한 점은 음식물 찌꺼기가 묻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세척하지 않고 버리면 분리수거의 의미가 없어지므로 최소한 헹궈서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2. 파란색 쓰레기통 – 종이 및 판지(Papiertonne)
종이류는 파란색 통에 버리면 됩다. 그러나 피자 박스처럼 기름이 묻은 종이는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분류됩니다.
3. 초록색 / 갈색 쓰레기통 – 유리(Glascontainer)
유리병은 색깔별로 분리해서 버려야 합니다. 흔히 흰색(투명), 갈색, 초록색으로 나뉘며, 잘못된 색깔의 유리를 넣으면 재활용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철저한 분리가 필요합니다.
4. 갈색 쓰레기통 – 음식물 쓰레기(Biotonne)
바이오 통에는 음식물 쓰레기, 채소 및 과일 껍질, 커피 찌꺼기 등을 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육류나 유제품은 넣으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회색 쓰레기통 – 일반 쓰레기(Restmülltonne)
재활용이 불가능한 모든 쓰레기는 회색 통으로 갑니다. 이곳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소각되거나 매립됩니다.
독일의 보증금 시스템 (Pfand) – 빈 병도 돈이 된다!
독일에는 "Pfand(판트)"라는 독특한 보증금 시스템이 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플라스틱 병이나 유리병을 구매할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포함되는데, 이를 사용 후 반환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슈퍼마켓에 빈 병을 넣는 자동 기계(Pfandautomat)가 설치되어 있어, 병을 넣으면 바우처가 나오고 이를 계산대에서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길거리에 버려진 병을 줍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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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and 공병보증금
독일 생활과 ‘Pfand’: 역사와 일상 속 재미있는 이야기독일에서 생활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Pfand’입니다.한국어로는 ‘보증금’ 또는 ‘환불금’으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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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독일 분리수거 에피소드
- 외국인들의 멘붕
독일에 처음 도착한 외국인들은 대체로 쓰레기를 버리는 것조차 힘들어합니다. 특히 플랫쉐어(WG, 공동주택)에 사는 경우, 룸메이트가 잘못된 분리수거를 하면 조용히 수정해주거나 직접 가르쳐주는 독일인들도 많습니다. - 엄격한 이웃들
독일에서는 쓰레기를 잘못 분리하면 경고를 받거나, 심지어 이웃들이 직접 지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독일인 친구는 "우리 아파트 관리인이 쓰레기통을 뒤져서 누가 잘못 버렸는지 확인한 적도 있다"고 할 정도로 엄격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 슈퍼에서 계산할 때 노란색 쓰레기를 떠올리다?
독일에서는 포장이 너무 과한 제품을 피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자신이 그 포장지를 노란색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친환경 포장이나 리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분리수거,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 처음엔 어렵지만, 색깔별 쓰레기통을 외우자.
독일에서 생활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색깔별 쓰레기통에 익숙해집니다. 각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비슷합니다. - 슈퍼마켓에서 Pfand가 붙은 병인지 확인하자.
음료를 구매할 때 Pfand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다 마신 후 꼭 반납합니다. - 이웃들이 하는 방식을 잘 보고 배우자.
독일인들은 분리수거에 매우 민감하므로, 처음엔 주변 사람들을 잘 관찰하고 따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분리수거는 독일인의 철학이다
독일에서 분리수거는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하나의 생활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최대한 활용하며,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독일인들이 오랫동안 실천해온 환경 보호의 핵심입니다.
독일에서 여행하거나 생활할 계획이라면, 분리수거 규칙을 잘 익혀두세요. 처음엔 낯설고 어려울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분리수거를 실천하는 습관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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