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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과 독일이야기

독일, 분리수거에 진심인 나라

by 파란하늘 차차 2025. 3. 2.

독일, 분리수거에 진심인 나라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그중에서도 독일은 분리수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나라입니다.

여행을 가거나 독일에서 생활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쓰레기 버리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입니다. 도대체 독일은 왜 이렇게 분리수거에 철저할까요? 언제부터 이렇게 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독일의 철저한 분리수거 시스템에 대해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독일이 분리수거에 진심인 이유

독일이 분리수거에 이렇게 철저한 이유는 단순히 환경 보호 때문만은 아닙니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 중 하나이며, 산업 활동도 활발해 쓰레기 배출량이 상당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일찍부터 도입했습니다.

특히 1991년, 독일 정부는 "포장 폐기물 조례(Verpackungsverordnung)"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그 제품의 포장 폐기물을 책임지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 조례가 계기가 되어 오늘날의 정교한 분리수거 시스템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분리수거 시스템 – 쓰레기통도 컬러별로!

 

독일에서 쓰레기를 버리려면 먼저 색깔별 쓰레기통의 의미부터 알아야 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주요 분리수거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란색(황색) 쓰레기통 – 플라스틱 및 포장재(Gelbe Tonne / Gelber Sack)

노란색 통에는 플라스틱, 금속, 알루미늄 캔, 테트라팩(우유팩), 기타 포장재가 들어갑니다.

중요한 점은 음식물 찌꺼기가 묻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세척하지 않고 버리면 분리수거의 의미가 없어지므로 최소한 헹궈서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2. 파란색 쓰레기통 – 종이 및 판지(Papiertonne)

종이류는 파란색 통에 버리면 됩다. 그러나 피자 박스처럼 기름이 묻은 종이는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분류됩니다.

3. 초록색 / 갈색 쓰레기통 – 유리(Glascontainer)

유리병은 색깔별로 분리해서 버려야 합니다. 흔히 흰색(투명), 갈색, 초록색으로 나뉘며, 잘못된 색깔의 유리를 넣으면 재활용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철저한 분리가 필요합니다.

4. 갈색 쓰레기통 – 음식물 쓰레기(Biotonne)

바이오 통에는 음식물 쓰레기, 채소 및 과일 껍질, 커피 찌꺼기 등을 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육류나 유제품은 넣으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회색 쓰레기통 – 일반 쓰레기(Restmülltonne)

재활용이 불가능한 모든 쓰레기는 회색 통으로 갑니다. 이곳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소각되거나 매립됩니다.

 

공병회수기계

독일의 보증금 시스템 (Pfand) – 빈 병도 돈이 된다!

독일에는 "Pfand(판트)"라는 독특한 보증금 시스템이 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플라스틱 병이나 유리병을 구매할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포함되는데, 이를 사용 후 반환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슈퍼마켓에 빈 병을 넣는 자동 기계(Pfandautomat)가 설치되어 있어, 병을 넣으면 바우처가 나오고 이를 계산대에서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길거리에 버려진 병을 줍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https://deutsch-mit-jiny.tistory.com/55

 

Pfand 공병보증금

독일 생활과 ‘Pfand’: 역사와 일상 속 재미있는 이야기독일에서 생활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Pfand’입니다.한국어로는 ‘보증금’ 또는 ‘환불금’으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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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독일 분리수거 에피소드

  1. 외국인들의 멘붕
    독일에 처음 도착한 외국인들은 대체로 쓰레기를 버리는 것조차 힘들어합니다. 특히 플랫쉐어(WG, 공동주택)에 사는 경우, 룸메이트가 잘못된 분리수거를 하면 조용히 수정해주거나 직접 가르쳐주는 독일인들도 많습니다.
  2. 엄격한 이웃들
    독일에서는 쓰레기를 잘못 분리하면 경고를 받거나, 심지어 이웃들이 직접 지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독일인 친구는 "우리 아파트 관리인이 쓰레기통을 뒤져서 누가 잘못 버렸는지 확인한 적도 있다"고 할 정도로 엄격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3. 슈퍼에서 계산할 때 노란색 쓰레기를 떠올리다?
    독일에서는 포장이 너무 과한 제품을 피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자신이 그 포장지를 노란색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친환경 포장이나 리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색별 유리병 분리수거함

 

독일에서 분리수거,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1. 처음엔 어렵지만, 색깔별 쓰레기통을 외우자.
    독일에서 생활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색깔별 쓰레기통에 익숙해집니다. 각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비슷합니다.
  2. 슈퍼마켓에서 Pfand가 붙은 병인지 확인하자.
    음료를 구매할 때 Pfand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다 마신 후 꼭 반납합니다.
  3. 이웃들이 하는 방식을 잘 보고 배우자.
    독일인들은 분리수거에 매우 민감하므로, 처음엔 주변 사람들을 잘 관찰하고 따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분리수거는 독일인의 철학이다

 

독일에서 분리수거는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하나의 생활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최대한 활용하며,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독일인들이 오랫동안 실천해온 환경 보호의 핵심입니다.

독일에서 여행하거나 생활할 계획이라면, 분리수거 규칙을 잘 익혀두세요. 처음엔 낯설고 어려울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분리수거를 실천하는 습관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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